제주의 진가는 멋진 관광지에만 있지 않다. 중산간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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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reo 답변을 준비중 입니다. 84 Views 25-05-18 19:33 제품문의본문
제주의 진가는 멋진 관광지에만 있지 않다. 중산간부터 바닷가까지 긴 세월에 걸쳐 주민들이 뿌리 내리며 살고 있는 곳, 바로 마을에서 더욱 멋진 제주를 만날 수 있다. 2025년 새해를 맞아 심규호 중국학회회장이 신발 끈을 질끈 묶고 제주 마을로 향한다. 심규호 회장이 들려주는 흥미로운 마을 이야기를 [제주의소리]를 통해 만나보자. [편집자 주]테우리조선은 말의 중요성을 알았다."나라의 중요한 것은 군사요. 군사의 중요한 것은 말이다."('태종실록'권18, 태종 9년 11월 임오)"나라의 강약은 말에 달려 있으므로 임금의 부富를 물으면 말을 세어서 대답한다."('증보문헌비고'권125, 병고17, 마정조 / 이상 국립제주박물관, '제주말테우리'26쪽 재인용)"임금의 부" 운운은 세조의 발언인데, 그 전고라고 할 수 있는 '예기'의 구절을 보면 내용이 조금 다르다."임금의 부를 묻는 이가 있으면 토지의 너비를 헤아려 답하고, …… 서인庶人(백성)의 부를 묻는 이가 있으면 가축의 숫자를 헤아려 답한다(問國君之富, 數地以對.……問庶人之富, 數畜以對)."과연 세조世祖다운 발언이다. 양마와 관계된 행정을 마정馬政이라 한다. 마정의 최고 결정기관은 의정부 병조이니, 처음부터 군사와 관련시켰음을 알 수 있다. 병조 아래 왕실의 말 사육이나 목마장 및 마정을 총괄한 곳은 사복시司僕寺 제조提調(종2~1품)이고, 지방 행정은 전라도 관찰사, 그 아래 제주목사가 맡았다. 그 아래로 목장을 관할하는 감목관監牧官(종6품), 책임자격인 군두, 부책임자 군부群副가 있고 맨 아래 마소를 생산하고 기르는 이를 목자 또는 목부라고 불렀다. 탐라순력도 '공마봉진貢馬封珍' / 사진=심규호 테우리는 목자의 제주 방언이다. 말을 모는 이는 말테우리, 소를 모는 이는 쉐테우리라고 한다. 말테우리의 삶이 어찌했는지 정확하게 알 수 없으되 조선시대 육고역六苦役 가운데 하나가 바로 목자, 즉 테우리였음을 상기한다면, 그들이 얼마나 힘든 일, 고된 삶을 살아야만 했는지 능히 짐작할 수 있다. 육고역은 목자牧子, 답한沓漢, 선격船格, 과직果直, 잠녀潛女, 포작鮑作을 지칭하는데, 19세기에 들어와 아병牙兵, 목자牧子, 방군防軍, 과직果直, 선격船格, 답한沓漢 또는 포작鮑作, 답한沓漢, 목자牧子, 防軍, 船格, 牙兵을 지칭하기도 했다. 세월이 바뀌어도 목자는 빠지지 않았다.응와 영숙, 영수, 영철, 옥순, 순자 등 1950∼1960년대 유행했던 한국인의 이름을 이미지에 따라 부여받은 출연자들이 ‘이성애짝짓기’를 하는 연애예능 프로그램 ‘나는 솔로’의 한 장면. 에스비에스 플러스 제공 나는 동료 한국인에 대한 인류학적 관심을 빙자해 ‘나는 솔로’를 시청한다. 영숙, 영수, 영철, 옥순, 순자…. 1950년대 유행했던 한국인의 이름을 달고—그들이 고른 것이 아니라 이미지에 따라 부여받은 이름이다— 며칠 동안 합숙하며 이성애 짝짓기를 위해 기상천외한 드라마를 연출하는 사람들을 관찰한다. ‘나는 솔로’에서 원하는 상대를 묻는 말에 심심찮게 등장하는 대답이 있다. “온전한 가정에서 사랑받고 자란 사람을 만나고 싶어요.” 사람 면전에서 해맑은 얼굴로 저런 말을 하게 하는 정상성의 무시무시함이란. 가족은 모두에게 우연히 주어졌다는 것을 다들 알 만한데도, 나 하나만이라도 운이 나쁜 사람은 걸러야겠다는 몸부림일 것이다.‘요즘 육아 금쪽같은 내 새끼’에는 결혼한 사람들이 선택한 가족의 어려움이 드러난다. 아이들은 고통받는다. 양육자도 고통받는다. 탈출구 없는 고통의 연쇄 앞에서 비난의 목소리가 쏟아진다. ‘이런 사람들은 아이 낳지 마라.’ 양육자의 행동이 변하면 해결되는 문제일까? “그들에게 아기를 삶에서 가장 중요한 20여 년 동안 (아기 자신의 동의도 없이) 맡겨놓고, 아기가 자신의 육체적 생존, 법적인 존재 상태, 경제적 정체성을 전적으로 의지하게 만들고, 또 그들이 자기 인생을 노동에 바치는 이유가 되게끔 강제하는 시스템” 자체가 문제 아닌가? ‘가족을 폐지하라’(성원 옮김, 서해문집 펴냄)의 저자 소피 루이스의 진단이다.소피 루이스는 ‘가족을 폐지하라’는 구호가 사람들의 불안과 두려움을 어떻게 자극하는지 이야기한다. 가족 폐지가 사람들을 헤어지게 하리라는 불안, 가족 구조 속에서 형성된 나의 자아를 침해할 것 같은 두려움, 그리고 원가족을 사랑해서 혹은 사랑할 수 없어서 자신이 선택할 가족에 대한 가능성을 놓을 수 없는 마음을 말한다. 가족은 부르주아 경제의 축소판으로서 공공의 역할이 사유화돼 실현되고 대부분 실패하는 문제적 공간이기도 하다. 또한 “이 지구